예술/작품

세개의 표준장치 - 마르쉘 뒤샹

진욱. 2013. 6. 6. 23:11

 

<세 개의 표준 정지장치 - 1913~14, 마르쉘뒤샹 >

 

1m의 높이에서 실 세가닥을 떨어뜨려 그것을 고정시켜 만든 '자(ruler)'이다.

왼쪽이 그 실 세가닥이고 오른쪽이 그것을 이용해 만든 자이다.

우리가 정해놓은 1m라는 길이가 절대적이지 않은 상대적이라는 것을 나타내어

과연 세상에 진리란 있는 것인가 하는 물음을 던지게 하는 작품이다.

모든 것은 우리끼리의 약속일뿐 진리란 없는 것...

 

작품에서 주목해야할 것이 하나 더 있다.

그것은 뒤샹이 '우연'이란 방법을 이용한 미술을 했다는 것이다.

예전에 즐겨봤던 영심이란 만화에 이런 장면이 있었다.

예술 작품을 한다면서 접시를 계속 깨고만 있는 장면이였다.

이것은 단순한 재미를 위한 장면이 아닌 엄연한 예술의 한장르를 보여주는 장면이였다.

 

예술에 알레아토릭(Aleatorik)이라는 개념이 있다.

창작의 전부나 일부를 우연에 맡기는 것을 말한다.

영심이의 접시깨기 신공이나 폴록의 물감뿌리기 신공, 존케이지의 건반두드리기 신공등이

이런 부류이다.

 

조금 더 범주를 넓혀보면 철학에서의 결정론과 자유의지의 대립도 생각나고

그리고 뒤 이은 물리학에서의 닐스보어와 아인슈타인 유명한 대담도 생각난다.

'신이 주사위 놀음을 할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는 아인슈타인과 '신이 주사위 놀음을 하든 상관할바가 아니고

왜 주사위 놀음을 하는지 생각해야한다'는 닐스보어.

 그리고 이어지는 하이델베르그의 '불확정성의 원리'

 

현대는 하이델베르그 이후의 시대이다.

이러한 시대를 사는 우리에겐 우주란 이성이나 합리성만이 존재하는 세상이 아닌

우연이나 혼돈이 지배하는 세상이다.

 

이런 세상에 걸맞는 작품이 아닐까...

 

....

 

글 참 두서없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