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 Brian Culbertson::
::곡 제목 : Our Love::
::수록 앨범 : <Come On Up> (2003)::
우리가 자주 듣던 예전 재즈들은 그래도 들으면 ‘오 재즈군!’이라고 할 수 있는 느낌은 있었는데, Come On Up, 특히 Brian Culbertson의 연주는 이걸 내가 그냥 들었을 때 과연 재즈라고 말할 수 있을까 싶다. 뒤에 즉흥 연주의 느낌이 나는 부분은 재즈의 향기가 느껴지기는 한데 그 앞까지는 다른 장르와 차이를 모르겠다. 2009년 밴드 버전의 연주는 확실히 밴드 느낌이 있는데, 좀 더 공부하면 알 수 있을까?
주말 동안 아니 에르노의 <<남자의 자리>>를 읽고 있다. 아니 에르노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를 애도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예전 한국 소설 중 <<아버지>>라는 소설은 읽는 모든 이의 눈물을 자아냈다. 롤랑 바르트는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애도일기를 쓰면서 자신의 감정과 어머니와의 추억을 더듬으며 어머니를 다시 만나는 과정을 통해 애도의 시간을 가졌다. 나라에 따라 사람에 따라 애도의 모습은 다를 것이다. 아니 에르노는 슬픔을 표현하지도, 그를 찬양하지도, 심지어 애도하는지도 모를 정도로 담담한 문장으로 아버지의 일생을 이야기한다. 아니 에르노의 다른 작품들도 자신의 생에 보이는 모습들을 굉장히 담백한 문장으로 표현해낸다.
Come On Up을 듣고 있자니 아니 에르노의 문장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연주자는 바닷가 별장에서 창밖을 보며 어떤 것을 갈구하는 것 같기도 하고, 눈 쌓인 숲속에서 무엇인가를 떠나보내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 감정이 날이 서거나 폭발적이지 않고 굉장히 담담해서 아니 에르노의 문장이 생각난다. 너무 잘 어울려서 주말에는 귀로는 Come On Up을, 눈으로는 아니 에르노를 즐겨볼까 한다. 입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