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인 "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는 이 편지의 핵심이며, 모든 사람들 사이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상대는 나와 다른 독립된 존재이기에 당연히 오해가 뒤따른다. 누군가는 그 오해를 가만히 둘 것이고, 또 누군가는 오해를 구체적으로 집어낼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두 사람이 나눈 이야기이다.
📖이슬아는 그 오해를 구체적으로 집어내는 사람이고, 남궁인은 크게 반응하지 않는 사람으로 이슬아가 남궁인을 이끌어내는 양상이다. 피상적인 관계 이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당연히 필요한 과정이다. 초반에 그녀가 '답장을 주신다면 그때부터 우리는 더 좋은 우정의 세계에 진입할 것입니다'라고 표현한 것은 그런 의미일 것이다.
📖좋은 서간문이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좋은 대화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하필 이 두 사람이 만났기 때문에 쓰여지는 이야기가 서간문의 매력이잖아요. 서로를 경유한 문장을 생각해내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저 번갈아 가며 자기 얘기를 쓰는 사람들일 것입니다.'라는 이슬아의 말이 맴돈다.
📖둘의 편지 방식에 미묘한 차이가 있는데, 뭐라고 정의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것에 대해 딱 맞게 설명해주는 부분이 이슬아의 편지에 있었다. 남궁인은 "문득 남을 생각하다가 자신을 돌아보는" 서간문을 쓰고 있고, 이슬아는 "자기만 생각하던 사람이 문득 남을 돌아보는" 서간문을 쓰고 있었다.
📖 이 서간문 교환을 읽는 내내 둘의 연애를 보는 느낌이었다. 무엇 때문일까 생각해보니 아마도 일반적으로 연애에서 보이는 힘의 방향 같은 것이 느껴져서 같다. 보통 인간관계와는 달리 연애관계에서는 주도권 같은 힘의 편중이 생겨나는데, 이 편지들에서는 이슬아 쪽에 그것이 있었고, 남궁인은 그걸 받고 있는 느낌이 있어 마치 연애 같은 기분이었나보다. 연애라는 단어가 주는 선입견이 있다면, 좀 더 친밀한 인간관계라고 바꿔도 좋다.
📖 나도 이런 서간문 교환을 해보고 싶어 누구랑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여럿 떠오른다. 다행히 주변에 서로 오해하고 있지만, 오해를 나누며 이해를 좇을 수 있는 좋은 사람이 많은 것 같다.
📖 두 사람의 MBTI는 무엇일까. 아마 남궁인은 ISFP, 이슬아는 ENTJ가 아닐까라고 생각해본다. 혹시라도 이걸 본다면 둘 다 이렇게 말하겠지. "오해가 있네요."
📖 가능하면 앞으로 책과 어울리는 위스키를 어링 해보려 한다. 크라이겔라키 13을 함께 해보았다. 이유는 향과 맛이 사뭇 달라 '오해'라는 표현에 어울리지 않을까 싶어서다...사실은 깔맞춤이 더 큰 이유이긴 하다.
#우리사이엔오해가있다 #이슬아 #남궁인 #문학동네 #크라이겔라키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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