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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어린이라는 세계

by 진욱. 2021. 2. 15.

2021.02.02 ~ 02.15

이 책은 김영하 북클럽 2월의 책으로 읽었다. 어린이를 소재로 한 책은 처음이라 유치하거나 내 가치관을 건드릴 수 있을 것 같다는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내용이 아니다. 어린이란 존재를 통해 나를 바라보게 해주는 내용이었다.

어린이는 어떤 존재일까? 어른의 보호가 필요한 존재, 사고칠지 모르니 계속 확인해야 하는 존재, 귀찮은 존재, 미래를 위해 키워 나가야하는 존재..? 정도로 생각한다. 

가만 생각해보면 어린이는 참 재밋는 존재다. 우리 모두는 분명 어린 시절을 겪었기에 어린이라는 존재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타자화 시키고 종속된 존재로 간주하고 있다.

어린이는 어딘가에 종속된 존재가 아닌 그 자체로 하나의 세계를 지닌 존재이다.

어린이는 존중받아야하는 존재고, 우린 어린이를 존중할 수 있는 어른이어야 한다. 

작가 김소영은 따뜻한 시선으로 어린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있다. 우린 그의 이야기를 통해 어린이라는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법을 배울 수 있다. 그리고 어린이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생긴 시선으로 나와 내 주변의 사회를 바라볼 때 지금과는 다른 시각이 열린다. 그렇게 어린이라는 존재를 바로 봄으로써 나라는 존재를 다시 볼 수 있고 그럼으로써 더 넒은 세계를 만들 수 있다.

최근 난 3가지 활동을 중심으로 했다. 하나는 어린이라는 세계를 읽는 것, 다른 하나는 '완벽한 아이'를 읽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인턴'이라는 영화를 이용해 영어 공부를 하는 것. '완벽한 아이'는 '어린이라는 세계'에서 말하는 어린이에게 가장 가혹환 환경을 다루고 있다. '인턴'은 내가 되고 싶은 가장 멋진 어른을 그려내고 있다.

난 '완벽한 아이'와 '어린이라는 세계'를 통해 멋진 어른이 되는 길을 엿보았고, '인턴'에 나오는 로버트 드니로같은 멋진 어른이 되려 한다.

 

뇌과학적으로 창의적인 생각은 당연한 것이 전혀 엉뚱한 것에 의해 드러나거나 함께 있을때 나타난다고 한다.

내가 당연하게 여기고 있던 것, 그래서 고착화되고 꼰대가 되어가는 나.

하지만 어린이를 통해 나를 바라보면 그것이 깨지고 새로운 생각으로 바뀐다.

이 책에 있는 어린이라는 단어를 이렇게 바꿔서 읽어도 될 것 같다. '좀 더 나은 어른'이라고.



출처: https://rootack.tistory.com/186 [고자질쟁이 대나무 숲]

 

18. "지금도 묶을 수 있어요. 어른은 빨리 할 수 있고, 어린이는 시간이 걸리는 것만 달라요." / 그때도 우리는 우리였다. 지금보다 시간이 걸렸을 뿐이다.

20. 세상의 어떤 부분은 시간의 흐름만으로 변화하지 않는다.

31. 어린이들에게 보여 주고 싶은 게 있었다. 바로 어른도 책을 읽는다는 것, 어른도 모르는 게 있으면 공부한다는 것.

32,33. 더 큰 이유는 어린이들이 '착한 어린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 두려워서다. / '착하다'는 게 나쁘다는 게 아니다. '착한 어린이'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어른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는 어린이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37. 어린이는 착하다. 착한 마음에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어른인 내가 할 일은 '착한 어린이'가 망므 놓고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39, 41, 42, 45. "선생님이 이렇게 하는 건 네가 언젠가 좋은 곳에 갔을 때 자연스럽게 이런 대접을 받았으면 해서야." / 점잖게 행동하고, 남에게 정중하게 대하는 것. 그래서 부당한 대접을 받았을 때는 '이상하다'고 느꼈으면 좋겠다. / 하지만 어린이를 대하는 내 마음을 다잡는데 있어서는 아주 중요한 의식이다. / 이 과정이 나를 조금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드는 것 같다. / 어린이도 사회생활을 하고 있으며, 품위를 지키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 나는 어린이의 품위를 지켜 주는 품위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 결코 자연스럽지 않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마음만으로 되지 않으니 나도 보고 배우고 싶다. 좋은 친구들은 이럴 때 어떻게 하나 기웃거리는 요즘이다.

53. 그리고 또 우리는 알고 있다. 이런 무서운 것들이 어린이의 어떤 면을 자라게 한다는 것을. / 그러니 어른들이 어린이에게 해 줄 일은 무서운 대상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마주할 힘을 키워주는 것 아닐까.

72. "이 책이 선생님한테 있잖아요? 하지만 다 똑같은 책이어도 이 책엔 제 마음이 있어요."

79. 어린이의 학년만 중시하는 바람에 어린이가 발달시켜야 할 여러 덕목들 중에서 공부에 대한 것만 강조되는 것은 아닐까 나는 의심하고 있다.

86, 87. 어린이들 덕분에 개성이란 '고유성'에 가깝다는 것을 알게 됐다. / 학년이나 성별 같은 것을 지우고 보면 어린이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는 느낌이다.

90, 91. 어린이의 개성은 그보다 복잡하게 만들어진다. 어린이는 부모로부터 받은 것과 스스로 구한 것, 타고난 것과 나중에 얻은 것, 인식했거나 모르고 지나간 경험이 뒤섞인 존재다. / 닮은 점을 중심으로 보니까, 닮지 않은 부분을 아쉬워하는 것이다. / 개성을 '고유성'으로 바꾸어 생각하면서 나는세상에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 비로소 깨달았다.

102, 103. 어떤 어린이는 여전히 TV로 세상을 배운다. 주로 외로운 어린이들이 그럴 것이다. 어린이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면, 가장 외로운 어린이를 기준으로 만들어지면 좋겠다. / 나의 한부분이 이제야 어른이 된 것 같았다.

106, 108. 특히 언니에게 하는 "참아라"가 마음에 걸린다. 마치 동생이 잘못한 건 맞지만그래도 언니가 참으라는 말 같아서다.  / 자매, 형제의 정이란 참 알 수 없는 방식으로 쌓이는 모양이다.

127. 전에는 집에 손님이 오면 당연히 고기 요리를 대접했다. 하지만 요즘은 미리 '안 먹는 음식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146, 148. "위로가 됐어요" / 어린이에게는 어른들이 환경이고 세계라는 사실을 그날 다시 깨달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 어린이에게 베푼 작은 호의, 이미 잊어버린 호의 덕분에 어린이에게는 모험의 기회가 주어지고, 그는 이야기의 한 부분이 되는 영광을 차지했다.

162. '학대 대물림'은 힘껏 새로운 삶을 꾸려가는 피해자들을 '불우한 가정에서 자란 예비 범죄자'로 보게하는 나쁜 어어다. / 삶의 순간순간은 새싹이 나고 봉우리가 맺히고 꽃이 피고 시드는 식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지나고 보면 그런 단계를 가졌을지 몰라도 살아 있는 한 모든 순간은 똑같은 가치를 가진다.

179. 어린이들은 부모님의 사랑을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지 않는다. 다만 서툴러서 어린이의 사랑은 부모에게 온전히 가닿지 못하는지 모른다. 마치 손에 쥔 채 녹아 버린 초콜릿처럼.

181. 엄마가 된 친구와 나는 각자의 속도와 방향으로 살아간다. / 여전히 내가 어른이 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친구가 있다 해도 상관없다. 어른은 그런 데 신경 쓰지 않는 법이다. 

190, 191. 존댓말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나 분위기가 있었다. / '사람, 장소, 환대'에서 "존비법의 체계는 인간관계가 원활하게 굴러가는 데 필요한 감정 노동을 '아랫사람' 몫으로 떠넘기는 문화와 연결되어 있다"라고 지적한 대로다.

192, 193. 어린이가 표현한 것만 듣지 않고, 표현하지 못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겠다고. 어린이가 말에 담지 못하는 감정과 분위기가 무엇인지 알아내는 어른이 되겠다고. / 말을 놓는 게 친해지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은 철없는 어른의 생각이다.

194. 어린이를 존중한다는 의지가 명확히 표현되는 순간, 어른의 여유가 자연스럽게 흘러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 것을 진짜 권위라고 해도 좋지 않을까.

200. 나와 어린이는 키만 다른 게 아니라 공간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 어린이는 어른보다 두 눈 사이가 좁기 때문에 '비교하기 어려운 지점'이 어른보다 가까이 있다는 것이다.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범위가 어린이 쪽이 더 좋다는 뜻이다. / 그러니 내가 아무리 테이블 아래로 기어들다시피 해서 눈높이를 낮추어도 어린이와 똑같은 방식으로 볼 수는 없다.

201, 202, 203. 그동안 나는 불편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격차에 대해서 고민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이 세상에 그런 영역이 얼마나, 많을까? 어린이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장애인, 성소수자, 이주민 등 여러 소수자들에 대해 내가 얼마나 무지하고 둔감했는지 깨닫게 된다. / 어린이도 미래가 아니라 현재를 기준으로 생각하는 것이 맞다. / 공공장소에서도 어린이는 마땅히 '한 명'으로 대접받아야 한다.

212, 213. 이런 태도가 차별과 혐오의 소산ㄴ이라는 것을. / 더 많이 알고 더 많이 누린 사람이 잘 모르고 경험 없는 사람을 참고 기다려 주는 것. 용기와 관용이 필요하지만, 인간으로서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이다. / 어린이는 공공장소에서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것을 배워야 한다. 어디서 배워야 할까? 당연하게도 공공장소에서 배워야 한다.

219. 사회가, 국가 부당한 말을 할 /대 우리는 반대말을 찾으면 안된다. 옳은 말을 찾아야 한다.

226, 227, 228. 나는 자극적인 연출보다 바로 이 점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어린이를 감상하고 싶어 하는 것. / 이런 상황에서 어린이는 대상화된다. 어른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존재가 된다. / 어린이를 감상하지 말라. 어린이는 어른을 즐겁게 하는 존재가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어른의 큰 오해다. / 세상에는 어린이를 울리는 어른과 어린이를 웃게 하는 어른이 있다. 어느 쪽이 좋은 어른인지, 우리는 알고 있다.

235. 어린이의 직관은 무엇을 꿰뚫어 보는 신통한 능력이 아니라, 있는 것을 그대로 보는 힘이다.

236. 어린이는 정치적인 존재다. 어린이와 정치를 연결하는 게 불편하다면, 아마 정치가 어린이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떳떳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246, 247. "아동은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일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말할 권리가 있습니다. 어른들은 아동의 의견을 잘 듣고 중요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 어린이는 나라의 앞날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늘을 위해서 살아 있다.

253. "천천히 해"는 내가 아는 가장 '맺힌 데 없는' 선배가 자주 하는 말이다. / 나는 이제 어린이에게 하는 말을 나에게도 해 준다. 반대로 어린이에게 하지 않을 말은 스스로에게도 하지 않는다. / 어린이 덕분에 나는 나를 조금 더 잘 돌보게 되었다.

254. 어린이가 가르쳐 주어서 길을 아는 게 아니라 어린이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지 고심하면서 우리가 갈 길이 정해지는 것이다. / 사회의 몫으로 돌아오고 만다.

255. 사회의 돌봄 없이 어린이를 가정에만 내맡길 때 어떤 참혹한 학대가 일어날 수 있는지 뼈아프게 확인하고 있다. 교육을 이야기하려면 사회를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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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 이 책은 어린이가 어른을 얼마나 성심껏 대해 주고 있는지 말해 준다. / 김소영의 글은 어린이만큼이나 따뜻하다. / "어른은 어린이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어른이 무례하다는 것을 이만큼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

258. 그것은 어린이라는 세계가 정중하고 사려 깊고 현명함으로 가득하다는 사실이다. / 김소영의 글은 어린이를 존재한느 모습 그대로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마법의 렌즈 같다.

259. 어린이를 온전히 마주하는 경험 / 어린이를 대하는 우리의 시선과 태도와 마음, 그 모든 것들이 결국은 우리 자신을 향해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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