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에도 이데올로기가 있다. 대변이 사라지는 구멍이 앞쪽에 있어서 냄새를 맡을 수 있는 독일 식 변기는 독일 특유의 반성적 철저함을, 구멍이 뒤쪽에 있어서 대변이 신속히 사라지는 프랑스식 변기는 프랑스 특유의 혁명적 조급성을, 변기에 물이 가득차 있어 대변을 볼 수는 있지만 냄새를 맡을 수 없는 영국식 변기는 독일 식과 프랑스 식을 종합한 영국 특유의 온건한 실용주의를 보여준다.
(각주에서 슬라보예 지젝은 체위의 이데올로기라고 왜 없겠냐며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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