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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잃어버린시간(프루스트)

마르셀의 독서의 공간

by 진욱. 2013. 6. 8.

골방에서 맨날 책만보자 할머니는 '가서 산책 좀 해!'라고 한다.

책들고 산책. 미루나무 밑 그늘에 가서 앉아 책을 읽는다.

독서의 공간.

{낭독을 통해 듣기- 냄새- 보기 - [읽기] }

이제는 읽기에 도착.

책을 읽다보면 책에서 읽는 내용과 밖에서 들리는 것(풀벌레, 바람...)이 얽혀서 하나로 용해되어버린다. 그리고 그것을 읽는다. 텍스트와 다른 것을 읽으나 그 텍스트가 없었으면 이런 읽기는 시작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텍스트를 읽을 때 무엇을 읽나? 특히 밖에서 읽을 때는???)

그러다보면 어떤 미지의 여인을 만나게 된다. 그러다보면 나는 그 어떤 쾌락속으로 빠져든다(오나니)

그렇게 책을 열심히 읽다보면 멀리 성당에서 종이 친다. 한시간 지났구나, 두시간 지났구나...

그런데 한번, 두번을 듣고 세번째를 들어야하는데, 세번이 아닌 네번째를 듣는다. 즉 자기는 세번째 시간을 못들었다. 그럼 이 시간은 어디로 간것인가?? 분명히 흘렀지만 나는 경험할 수 없었던 시간이 있다. 그런 시간들이 우리의 인생에 있다. 내가 분명 살았음에도 내가 살았음을 기억할 수 없는 시간들이 있다.

이 아이는 세번째에 무엇을했나??? 책을 읽었다는 변명의 오나니를 했다. 오나니에 너무 빠져서 종소리를 못들은것이다. 금지된 쾌락의 시간, 너무도 황홀해서 나를 잊어버렸던 시간. 정상적인 기억행위로는 이미 검열이 되었기때문에 불러낼 수 없는 시간. 그러나 분명 있었던 시간. 사회적 컨텍스트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타부 저편에 있는 시간.

그 시간을 복원해 내자.

이것들을 불러내는 것이 무의지적추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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