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 Arturo Sandoval::
::곡 제목 : Rene’s Song::
::수록 앨범 : <Flight To Freedom> (1991)::
쿠바에도 재즈 뮤지션이 있구나라고 잠깐 생각했다가 내가 너무 창피했다. 아직도 이런 진부한 사고방식을 가지다니… 반성 좀 하고 시작해야겠다.
쭉 듣고 있으면 약간 경박해 보이기 까지 한 아르투로 산도발의 트럼펫 연주가 인상적이다. 얼굴이 빨개져서 땀까지 흘리고 있으니 술자리에서 취한 아저씨가 흥에 겨워 갑자기 일어나서 트럼펫을 부르는 것 같기도 하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갑자기 스틱을 들고 북을 치고, 연주하다 스틱을 놓치기도 한다. 이게 무슨 저세상 텐션이란 말인가. 연주를 과장해서 즐기는 모습이 약간 절규처럼 보이기도 한다.
글은 배고파야 잘 써진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친분이 있는 한 젋은 작가가 원로 작가에게 글 쓰는데 슬럼프에 빠졌다고 하니 이런 말을 해줬단다. 자신은 애들을 키워야 해서 돈이 너무나 필요할 때 가장 좋은 글이 쓰였다고. 황정은 작가는 백의 그림자를 쓸 때 지하실에서 겨울에 창문을 열고 글을 썼다고 들었다. 마르셸 프로스트는 코르크로 방음한 자신의 골방에 수년간 틀어박혀 자신에게 침잠하며 글을 썼고,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걸작을 남겼다. 어디 글뿐일까. 화분에 예쁜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물을 너무 많이 주면 안 된다. 스님들은 수행을 위해 면벽 수도, 묵언 수행같이 자신들을 한계로 밀어붙인다.
이렇게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고달픔이나 갈망이 있어야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그래서일까? 가장 자유로운 음악인 재즈는 가장 자유롭지 못한 이들에게서 생겨났고 꽃을 피우는 것 같다. 흑인들의 ‘필드홀러 field-holler’는 그 삶의 고단함과 자유를 향한 갈망을 담고 블루스, 가스펠, 그리고 재즈로 진화했다.
쿠바 독재 정권의 억압을 받고 자유를 너무나도 희망했던 아르투로 산도발이 재즈를 연주하는 것은 어찌보면 운명 같은 것이었을까? 그의 그런 희망이 담긴 연주는 너무나 자유롭고 그래서 조금은 슬프기도 하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연주에서 슬픔을 찾길 바라지 않을 것이다. 오늘은 이 음악을 쿠바의 럼인 ‘히바나 클럽’과 함께 해봐야겠다.
그대의 자유에 경배하며, 나의 자유에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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