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운전도 좋아하고 시원한 바람도 좋아하고 음악도 좋아하고, 시원한 커피도 좋아한다. 그러다보니 조합하면 운전할때 창을 열고 음악을 들으며 커피를 마시며 자유를 즐기는 날날이 운전자가 탄생했었다:-)
폴오스터의 소설 '우연의 음악'은 존재의 불확실성 속으로 내 던져진 전직 소방관이 본연의 삶을 떠나 이리저리 떠돌다가 노름꾼과 한패가 되어 단 한장의 카드에 미래를 건 뒤에야 자신을 발견한다는 내용이다.
우연한 음악의 주인공인 나쉬는 전혀 연락이 없던 아버지란 사람에게서 20만달러를 받게 된다.
그러자 마누라가 도망가버린 후 누나에게 맡겨두었던 딸을 데리고 오려하나 그녀가 자신을 어렵게 여기고 그곳을 마음에 들어함에 따라 다시 나와버린다.
그 후 시작된 방황...
그 때 그는 길거리에서 잭포지라는 노름꾼을 줍게 된다(응?). 무엇인지 모르게 그에게 매료된 내쉬는 포지에게 자신이 갖고 있던 전재산을 스톤, 플라워의 저택에서 벌어지는 포커에 걸게되고, 그들은 결국 알거지가 된다.
갖고 있던 차마자 내기에서 빼앗기고 빚을지게 된자 그들은 스톤의 '벽'을 만드는 일을 하게 된다.
중간에 탈출을 시도하던 포지가 죽는 등 그에게 힘겨운 시간도 있었으나 그는 벽을 쌓는동안 자신의 본연의 모습을 점점 찾아간다. 그리고 모든일이 끝난 후 자신의 감시인 머커스의 초대로 술을 마신 후 운전을 하다 마주오는 거대한 불빛을 향해 액셀레이터를 밟는다.
소설에서 재밋는 것은 자유로운 삶을 즐기기 위해 이곳저곳 각지로 운전을 할때 못느끼던 진정한 자유를 오히려 '벽'을 만들기 위해 감금되어있을 때 느꼈다는것이다. 자유롭지만 책임이 없었던 방랑운전생활보다 유대와 책임감이 있었던 감금생활에서 오히려 해방감을 느낀다는 것은 나에게 무언가 커다란 짐을 던져주는 느낌이다.
또다른 흥미점은 승승장구하던 포지의 포커가 내쉬가 스톤의 디오라마에서 인형을 훔치는 순간 추락했다는 것이다. '신탁의 밤'에서는 소설 속의 소설로써 세상과 소설의 경계를 무너뜨렸다면, 이번에는 디오라마를 통해 세계를 뭉그뜨린다. 러시아인형처럼 점점 축소되지만 끝이 나지 않는 세계인 스톤의 디오라마를 건들게 됨으로써 내쉬는 자신의 현실을 흐트러뜨려버렸다. '벽'을 쌓는 동안 그는 그 인형들을 다시 없애버림으로써 자신의 본연의 삶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만약 오스터의 작품에 도전하고 싶다는 사람들에게 난 '우연의 음악'을 우선 읽어라고 하고 싶다. 비교적 얇고 내용의 복잡성도 없고 오스터 특유의 '우연'이 잘 드러나있어서이다.
그의 소설세계를 상당히 잘 드러내주는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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