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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리뷰

변신 (카프카)

by 진욱. 2013. 2. 28.

. 시작하며


어느 날 아침, 잠자던 그레고르는 뒤숭숭한 꿈자리에서 깨어나자 

자신이 침대 속에서 한 마리의 흉측한 벌레로 변해 있는 것을 

발견했다.

"


 현대소설의 서막을 알리는 시작부분이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



"어느 여인의 초상사진"

- 책상과 초상사진은 가져가지 못하게 한다. 


그레고르의 방 : 삼면은 거실, 여동생방, 부모님방인 타자의 공간으로 막혀있다, 나머지 한면의 작은 창에서 작은 하늘을 바라 볼 수 있다.


. 3가지 변신과정 

 

(1) 상실로서의 변신(아버지의 승리)

이전의 모든 것들이 무효화되어 상실되는 과정으로서의 변신과정이자 반사적으로 아버지가 잃어버렸던 권력을 되찾는 과정.


"물론 틀림없는 자신의 목소리였지만, 어쩐지 밑에서부터 울려 나오는 듯한 찍찍거리는 괴로운 신음 소리가 섞여 나오는 것이었다. 처음에 튀어나온 말소리는 명확했지만 그 다음 말소리는 이 찍찍거리는 소리가 말 끝머리를 흐려 놓아 자칫 상대방이 이쪽 말을 제대로 알아들었는지 조차도 의심스러울 지경이었다. " 

→ 목소리의 상실. 소통불가


"평소에는 아주 즐겨 먹던 것이었고, 그렇게 때문에 누이동생이 생각해서 방 안에 넣어 준 우유였는데, 지금은 전혀 맛이 나지 않았다." 

→ 지금까지 먹었던 음식들은 음식이 아닌 것이 된다.(식욕은 더 강해짐)


"누이동생은 오빠의 몸 일부분만 보아도 도망치고 싶었지만 그것을 참고 있었다. 그것은 자기 자신을 굉장히 자제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졌다." 

→ 가장으로서의 그레고르일때는 어머니와 누이동생의 중심은 자신이였으나 점차 그 관심은 다시 가장의 자리를 찾은 아버지에게로 옮겨간다.


"분노와 희열이 뒤섞인 듯한 묘한 목소리였다. 그레고르는 고개를 돌려 아버지 쪽을 쳐다보았다. 그의 눈앞에 있는 아버지는 정말 상상도 못했던 모습을 하고 계셨다...(중략)... 항상 그랬던 아버지가 지금은 단정한 자세로 똑바로 서 있다. 은행 수위와 같은, 몸에 잘어울리는 금단추가 달린 감색 제복을 입고 있었으며, 저고리의 칼라 부분 위로 나온 턱은 두 겹으로 겹쳐 있다. 새까만 눈썹 밑에는 생기 있고 초롱초롱한 눈이 번쩍였다" 

→ 가장으로서의 권력을 되찾은 아버지

<아버지>

자본주의 시스템, 권력시스템의 상징. 그것의 승리. 

사과로 공격한 것은 권력의 재탈환


"날아오던 사과 한 개가 등 위에 정통으로 박혔다. 갑작스럽게 닥친 아픔을 잠시라도 잊어버리기라도 하려는 듯이 그레고르는 다시 기어 도망치려고 했다. 그러나 이내 심한 통증을 느끼고 그 자리에 힘 없이 쓰러졌다. 마지막의 힘없이 감기는 눈으로 그는 자신의 방문이 열리는 것을 겨우 볼 수가 있었다."

→ 사과를 맞고 소멸되어가는 그레고르와 권력재탈환에 성공한 아버지.

<사과>

▶ 인류원죄의 코드. 종교적으로 최초의 금기시된 음식(에덴의 동산의 사과) 

→ 여기서 문화사적으로 최초의 금기시된 음식을 연상해야함: 인간고기


"전차가 목적지에 도착하자, 그레테는 제일 먼저 일어나 젊고 싱싱한 팔다리를 쭉 뻗었다. 잠자 부부의 눈에는 마치 그 모습이 그들의 새로운 꿈과 아름다운 계획을 보증에 줄 것처럼 느껴졌다."

→ 아버지의 최종승리



(2) 발견으로서의 변신

 잃어버림은 곧 새로운 것들의 발견이다. 언어 상실이 일어나자 목소리 발견하고 우유와 치즈가 먹기 싫어지자, 아주 맛있는 음식에 대한 욕구를 발견한다. 신체가 소멸되자 음악 발견하고 이빨이 없어지자 턱이 발견된다. 이들은 그레고르의 소멸이 단순한 소멸이 아님을 암시한다.



(3) 누이동생으로의 변신(아버지의 패배)

"아름답고 탐스러운 한 여인으로 성장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잠자 부부는 말없이 시선을 주고받으며, 앞으로 딸을 위해 좋은 신랑감을 찾아 주어야 할 때가 곧 올 것이라 생각했다.

  이윽고 전차가 목적지에 도착하자, 그레테는 제일 먼저 일어나 젊고 싱싱한 팔다리를 쭉 뻗었다. 잠자 부부의 눈에는 마치 그 모습이 그들의 새로운 꿈과 아름다운 계획을 보증에 줄 것처럼 느껴졌다."

→ 과연 이것이 정말 그 딸일까?



"너를 음악 학교에 보낼 굳은 결심을 하고 있었노라고 누이동생에게 말해 주자. 만일 이런 불행한 일만 생기지 않았더라면 크리스마스 때__크리스마스는 이미 지나 버렸겠지__어떤 반대를 무릅쓰고서라도 온 가족 앞에서 이 계획을 발표할 할 작정이었다고 말할 것이다." 

→그레고르가 힘들게 일하며 하고 싶었던 하나는 누이동생이였다. 누이동생은 그의 인생의 하나의 중요한 의미였다.


"그는 문 앞까지 와서야 비로소 무엇이 그를 유혹했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음식 냄새 때문이었다. 즉, 그곳에는 흰 빵 부스러기가 둥둥 떠 있는 우유 그릇이 놓여 있었다. 그레고르는 기쁜 나머지 탄성을 지를 뻔 했다. 아침 나절보다도 배가 더 고팠기 때문이다. .....(중략).... 평소에는 아주 즐겨 먹던 것이었고, 그렇게 때문에 누이동생이 생각해서 방 안에 넣어 준 우유였는데, 지금은 전혀 맛이 나지 않았다."

"나도 무엇인가 먹고 싶다. 그러나 저런 음식은 싫어. 저들 식으로 먹어치우다가는 죽어 버리고 말겠어."

→ 무엇인가 모를 식욕이 엄청나다. 과연 무엇을 먹고 싶은 것일까? 이때 위에서 보았던 금기시된 음식에 대한 연상이 필요하다. 사과는 종교적인 최초의 금지음식. 문화사적으로는 인간고기. 


"그러면 누이동생의 어깨까지 기어 올라가서 그녀의 목에 입을 맞추어 주리라. 누이동생은 직장에 나가고부터는 리본도 칼라도 달지 않고 목을 드러내 놓고 다녔다."

이상한 식욕, 그리고 목에 대한 집착. 이것은 뱀파이어를 연상케한다. 목에 키스는 곧 뱀파이어와 같은 행위를 말할 것이고, 피를 빨린자는 피를 빤 존재로 변하게 된다. 이후 가족들과 손님들의 모습으로 볼때 실제 있었던 행위라고 판단할 수 있다.


"자, 이젠 다시 시작해도 상관없겠지.' 하고 그레고르는 생각하며 다시 방향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는 지쳐서 애써 숨을 돌리며 간혹 쉬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를 괴롭히는 사람은 없었다. 모든 것을 그가 하는 대로 내버려두었다. "

→ 무엇을 다시 시작한다는 것일까? 이후 곧바로 소멸될 존재가 할 수 있는 말은 아니다. 


"전차가 목적지에 도착하자, 그레테는 제일 먼저 일어나 젊고 싱싱한 팔다리를 쭉 뻗었다. 잠자 부부의 눈에는 마치 그 모습이 그들의 새로운 꿈과 아름다운 계획을 보증에 줄 것처럼 느껴졌다."

아버지로 상징되는 상징계 화신의 승리의 징표였던 이부분분은 이러한 해석에 의하면, 이길 수 없는 존재에 대해 다른방법으로 승리를 거머쥐는 부분이 된다. 승리의 전리품이였던 딸이 사실은 아들이였다면, 이것은 아버지의 패배가 된다.





카프카의 말

누구나 이렇게 산다. 이길 수 없는 싸움을 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전략을 심오한 단계로 한다면...

머리로 사는 것이 아니다. 신체에 의한 위기극복. 살겠다는 의지의 힘.

복잡한 일은 생각너무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