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사람이 되자81 [jazz] Feel Like Making Love 아티스트 : Bob James Quartet 곡 제목 : Feel Like Making Love at Java Jazz Festival 2010 뭔가 2인조 혼성 그룹의 사랑 노래의 전주로 써도 될듯한 시작이다. 이어지는 부분 역시 그렇다. 키보드의 귀여운 연주가 상큼한 사랑의 시작을 알린다. 재즈이지만 익숙한듯한 아름다운 멜로디 진행이다. 그리고 즉흥연주 부분으로 들어오면 기존의 상큼하고 아름다운 코드에 재즈의 자유로움이 더해진다. 하지만 과하지 않다. 살짝 느린듯한 박자와 잘 맞는다. 천천히 다가가고 천천히 나아가는 사랑이야기처럼. 그녀에게 말 한마디 건넬 때 주저하는 그 시간처럼. 특히 플룻이 신기하다. 데이브 멕 머레이의 플루트 연주인데, 난 플루트는 처음 접한 것이 대학교 때 친구 여자 친구의 .. 2021. 3. 17. 불평등의 세대 - 이철승 민주 사회를 만들겠다고 자신들을 희생해가며 운동하던 사람들을 지도 권력으로 만들었고 변화된 세상을 기대했다. 자유로운 개인이 서로 존중하고 사회적 위험을 분담하고, 노동의 대가를 적절히 공유하는 사회를 만들어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세상은 하나도 변하지 않은 것 같다. 아니 오히려 더 안 좋아진 것도 같다. 왜 일까? 이철승의 는 그 이유를 들려준다. 핵심은 386 세대가 자신들의 네트워크와 세대의 기회(운)를 통해 이 위계 구조의 상층을 '과잉 점유'하면서 세대와 위계가 얽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여기서 네트워크는 민주주의 투쟁 등 이념으로 만들어진 연대와 그 이념으로 만들어진 노동조합 등 단체이다. 운은 금융위기와 베이비붐이라는 시대를 타고났다는 것, 세계화와 디지털화가 진행되는 시기였다는 것.. 2021. 3. 17. [jazz] Bewitched, Bothered and Bewildered 아티스트 : Brad Mehldau 곡 제목 : Bewitched, Bothered and Bewildered 수록 앨범 : (1998) 부드러운 선율의 피아노 연주가 이어진다. 제대로 번역한 건지 모르겠지만 한국말로 하면 '요염한, 귀찮은 그리고 당황스러운'이려나? 어느 날 갑자기 나이가 좀 들어버린 나에게, 다시는 느껴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랑의 감각이 다가오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 둥둥거리는 베이스가 가슴이 콩닥거리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피아노는 사랑의 감정에 빠져 흐뭇하다가도 "뭐야? 이게 뭐야?"라며 혼란스러워하기도 한다. 엘라 피츠제럴드의 목소리가 함께 있는 버전도 들었는데, 언어를 통한 감정이 더해지긴 하지만 왠지 이 노래는 피아노만으로 전달되는 감정이 더 좋다. 사랑은 말하.. 2021. 3. 16. [jazz] Night And Day ::아티스트 : Joe Pass:: ::곡 제목 : Night And Day:: ::수록 앨범 : (1974):: 언어의 기본적인 기능이 뭘까. 의사소통, 기록, 감정표현 같은 것들이 생각난다. 언어가 있어 서로 의사소통이 되고 사실이나 생각에 대해 기록할 수 있고 나의 감정을 표출할 수 있다. 또한 언어를 통해 사고함으로써 세상을 인식한다. 과학자들은 세계를 수학이란 언어로 이해한다고 한다. 우리는 세상을 바벨탑 이후의 우리의 언어로 이해한다. 그렇다면 음악을 연주할 때 연주자들은 세상을 음악이란 언어로 이해하고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는 게 아닐까? 우리가 슬픔을 생각할 때 머릿속에서는 슬픔이란 단어가, 우울함이란 단어가, 멜랑꼴리, 술 등이 연상되며 슬픔을 생각하듯 연주자들은 슬픔을 생각하면 어떤 선율.. 2021. 3. 14. [jazz] Idle Moments 아티스트 : Grant Green 곡 제목 : Idle Moments 수록 앨범 : (1964) 어제 창문을 열고 잠들어서인지 살짝 감기 기운이 있다. 뭔가 멍한 상태인데, 그래서인지 지금 듣고 있는 Idle Moment의 느낌이 더욱 몽환스럽다. 그냥 템포가 느리다기보다는 모든 연주자들이 약간 삶에 염세를 느낀 기분으로 연주가 진행된다. 열심히 살려고 꾸역꾸역 힘을 내보지만 어느 순간에는 그 노력이 너무나 허탈하고 그냥 되는대로 살고 싶을 때도 있는데, 그럴때 탁자를 손으로 천천히 톡톡 두드리는 느낌이랄까. 나도 2주정도 너무 바빠서 좀 지쳤다. 이번 주말은 이 기분으로 보내볼까 한다. 내일은 밖에도 안나가고 집에서 이 템포의 기분으로 책도 보고 드라마도 보고 잠도 자야겠다. 2021. 3. 14. [jazz] The Ballad of the Sad Young Men ::아티스트 : Boz Scaggs:: ::곡 제목 : The Ballad of the Sad Young Men:: ::수록 앨범 : (2008):: 젊으니 뭐든지 가능하다. 내가 젊을 때는 말이야. 나때는 나….latte is horse~~ 젊음을 무슨 무적의 무기처럼 이야기하며 젊은 이들의 어려움을 하찮게 취급하는 때가 있었다. 다행히 점점 시대가 변하고 있지만, 지금도 여전히 그런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젊은이들도 슬픔과 힘듦을 느끼고 수많은 짐을 어깨에 짊어지고 살아간다. 우리에겐 그들의 시간을 폄하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 몇십 년이 흘러 내가 늙었을 때 원하는 멋진 중년의 모습을 갖고 있는 보즈 스캑스 아저씨. 생각보단 저음이 아니면서 허스키한 느낌을 갖고 있는 그의 목소리가 젊은이들의 허무를.. 2021. 3. 12. [jazz] Bernie’s Tune ::아티스트 : Gerry Mulligan Quartet:: ::곡 제목 : Bernie’s Tune:: ::수록 앨범 : (1952):: 어젠 회사에서 너무 힘들었다. 일도 힘들었는데, 그와 동시에 감정적 소모가 너무 심했다. 나에겐 이런 날에 항상 함께 소주 한잔(이라고 부르며 세병)을 마시며 에너지를 다시 채우는 멤버가 둘이 있다. 하지만 이날은 한 명이 합류할 수 없어 둘이서만 술로 마음을 달래야 했는데,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다. 셋이 모여야 가능한 것이 둘이서도 가능할까? 결과적으로는 셋의 느낌은 아니지만 둘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이야기와 그렇기에 보낼 수 있는 시간, 그리고 거기서 채워지는 에너지로 오늘을 보내고 있다. 제리 멀리건의 Bernie’s Tune은 드럼, 색소폰, 트럼펫, 베이.. 2021. 3. 11. [Jazz] Four Brothers ::아티스트 : Manhattan Transfer:: ::곡 제목 : Four Brothers:: ::수록 앨범 : (1985):: 오늘은 재즈 듣다가 술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 술 마시고 와서 재즈를 듣고 있다. 음! 소주+짜장면+탕수육이었는데, 과연 이걸로 듣는걸 연결시킬 수 있을까? 연결이 안된다. 억지도 적당히 해야지. 하지만 하나 연결되는게 있지. 재즈가 그 자유로움과 즉흥성이 매력이라면, 사실 술도 그래서 마시는 거 아닐까? 난 평소에 소심한 성격 때문에 마음속 말을 잘 못한다. 그래서 사람들을 만날 때는 항상 술자리였으면 한다. 술을 마셔야 그나마 내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이걸로 시작해보자. 근데 오늘 노래는 뭐지? 맨해튼 트렌스퍼(The Manhattan Transfer)의 Four Br.. 2021. 3. 10. [jazz] Autumn Leaves ::아티스트 : Cannonball Adderley:: ::곡 제목 : Autumn Leaves:: ::수록 앨범 : (1958):: 난 재즈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은 ‘Autumn Leaves’이다. 너무나 유명해서인지 고엽이라는 일본어 느낌이 물씬 나는 번역마저도 익숙하다. 난 왜 이게 제일 먼저 생각나는지 생각해보니, 마치 수학 공부할 때 집합 쪽만 페이지가 새까맣게 되듯, 재즈를 공부해보고 싶다고 여러 번 반복할 때마다 Autumn Leaves만 수십 번을 듣고 공부했어서 그런 듯하다. 그런데 기억나는 게 별로 없으니 공부 헛했다. 그래도 다행인건 연주의 몇 마디를 듣자 "아!"라는 탄성이 나오니, 완전히 헛된 시간은 아니었나 보다. 낙엽이 떨어지고 낙엽을 밟는듯한 베이스와 피아노 소리가 지나.. 2021. 3. 9. 남자의 자리 - 아니 에르노 애도는 상실을 극복하는 과정이다. 애도의 가장 좋은 방법은 떠난 사람을 온전히 다시 만나는 것이다. 다시 만나면 못다 한 말도 하고 포옹이라도 한번 하고 보낼 수 있겠지. 물론 불가능한 방법이다. 하지만, 만약 내가 그 사람을 통째로 기억해서 그를 만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은 애도가 되지 않을까? 많은 작가들이 이런 애도의 방법을 시도했다. 는 어머니를 기억하기 위한 롤랑바르트의 하루하루의 기록이었다. 나에겐 아니 에르노의 역시 마찬가지로 읽혔다. 아니 에르노는 아버지를 애도하기 위해 그를 기억하고자 한다. 다만 예술적으로 조작되거나 감정적으로 치우치는 기억이면 안된다. 아버지 그 자체로 돌아와야 한다. 조작된 아버지를 만들어내면 그녀는 아버지를 만날 수 없다. 만약 아버지를 그려내는데 거짓이 필요하다면.. 2021. 3. 9. 이전 1 2 3 4 5 ··· 9 다음